Thank You
꿈을 주신이도 주님이시니 이루실 이도 주님이실꺼야
작성자: 김하민   |   작성일: 2018.03.09   |   조회: 1375

나는 목사님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 반강제적인 신앙생활을 해왔다.

나에게 있어서 일요일아침에 늦잠이나 시험공부대신 교회에 나가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고 목사님이신 아버지가 섬기는 교회에서 성도님들 앞에서는 항상 예의바르고 타에 모범이 되어야만했다. 또한 ‘바르게 살지는 못해도 바르게 사는 척이라도 해서 부모님 얼굴에 먹칠은 하지 말자.’라는 다짐을 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 의식해왔고 거짓된 감정과 가식이 나를 썩어가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언젠가부터 알게 되었다. 삼형제 중 둘째인 나는 형, 동생과 다르게 목사님의 아들로 살아가는 것이 무척 벅차고 힘들었다.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니고 가족과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그 모든 것이 부담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동일하게 나에게 인격적으로 다가오시고 찾아오셨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 오병이어캠프 때, 나는 북한 모퉁이 돌 사역을 하시는 이삭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들으면서 지금껏 짜릿한 감정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갔던 나의 모습을 반성해보며 하나님의 심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과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임하도록 하는 선교의 비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그때 나를 찾아오셔서 선물해주셨다고 믿는 지금의 비전이 순간적인 나만의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때도 있지만, 여전히 동일하게 나를 사랑하셔서 부르신 하나님께서는 나를 열방을 향한 선교사로 보내실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내가 하나님을 위해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보았고, 어려서부터 관심이 있었던 국제사회 속에서 언론분야를 통해 일하는 외신기자의 꿈을 통해 하나님의 가능성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동역자는 나의 형이었다. 형은 어려서부터 해외선교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 형은 고등학교 여름방학기간에 태국 치앙마이에 아버지의 신학교 동기이신 박문수 선교사님을 따라 선교활동을 가게 되었다. 한 달 여간 태국에서 선교사님이 선교하시는 현장을 보고 자신의 비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던 형은 집에 돌아오고 나서부터 태국에서 보고 느낀 ‘하나님을 위한 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었다. 어려서부터 함께 지내온 형이었지만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진지함을 보며 나와 동생은 형과 함께 하나님의 영광이 되기 위해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함께 기도하게 되었다. 그 이후 개척교회라는 환경 속에 형을 비롯한 나와 동생은 ‘아버지가 개척하신 교회’라는 생각보다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를 위해 섬기고자하는 마음을 품고 각자 악기를 배워 하나님을 찬양하는 예배자로 섬기게 되었다. 나는 교회 전도사님의 지인으로부터 드럼을 배우게 되었는데, 드럼을 처음 배울 때 내가 하나님을 위해 예배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드럼연습을 결과로 남긴 공책에 하나님께 이렇게 약속했다. ‘사람이 보던지 보지 않던지 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드럼을 치겠습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내가 생각하고 다짐했던 만큼 지키기 쉬운 약속이 아니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토요일에는 예배당에 나와 주일을 준비하는 맘으로 중보기도 시간을 가져야 했고 다음날 찬양을 준비해야했다. 하나님을 위한 예배자로 쓰임받기위해 드럼연주를 하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나의 눈에 보이는 현실은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 앞에 서원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다음날이 시험일지라도 ‘하나님께서 나의 삶의 이유가 되십니다.’라는 고백이 나의 삶의 모습 속에서 드러나도록 예배를 준비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 순간에는 분명 불평하는 맘으로, 또 진실 되지 못한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하는 자리에 나갔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좋은 훈련기간이었고, 그와 함께 더불어 주님을 위해 살아가도록 애쓰는 내 모습을 보시며 흐뭇해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부족한 사람 중에 한 없이 부족한 나를 부르신 주님의 사랑은 나의 삶을 조금씩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으로 바꾸셨다. 수련회를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간증처럼 나의 인생은 180도 한순간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회에서 성탄선물로 설교말씀을 적는 공책을 받고 난 후부터 하나님의 말씀이 지루한 요절과 주문이 아닌 진리의 메시지로 들리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말씀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3:34)’의 말씀이 나의 삶 속에서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 나는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하는 나주 부활의 집으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다. 먼지 낀 복도바닥과 냄새나는 화장실을 치우는 청소봉사, 산더미 같이 쌓여있던 빨래봉사, 연로하신 어른 분들을 씻겨드리는 목욕봉사와 같은 일들을 하면서 장애우분들과 함께 교제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네 이웃에게 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했다. 그 중 기억나는 장애우 한 분이 계신다. 봄을 맞이해 정원을 가꾸도록 잡초를 뽑고 장미를 심는 봉사활동을 간적이 있었다. 시기는 봄이었지만 마치 여름과 같이 더웠던 그때,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흙을 파내 장미를 심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시며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를 끌고 나오셔서 흐뭇한 표정으로 인사해 주셨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교회에서 1년에 2번씩 새생명축제 주일을 맞이하여 나주부활의 집 장애우분들을 초청해 함께 예배를 드렸던 적이 있었는데, 장미를 심고 있는 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셨던 그 분께서 찬양을 한 적이 있었다.

 

가사의 내용은 이렇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그날 나는 그 찬양을 들으면서 한참을 울었다. 나에게 최고의 환경을 선물하신 주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항상 내게 주어진 환경과 상황을 불평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가 베풀고자 했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해주셨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전할 때 마찬가지로 더 큰 사랑으로 응답해 주셨다. 처음부터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감격하여 우러나와 봉사활동을 가게 된 것은 아니지만, 점차 봉사의 참된의미를 깨달을수 있었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나의 모습을 보며 매순간 응답하시고 나를 응원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하여 남들에게 부러움을 받고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세상의 길과 화려하거나 남에게 부러움을 받는 길은 아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인생이 되기 위해 아낌없는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는 소박한 하늘의 길이 두 번째 길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두 가지 길 중 선택해야 할 순간이 왔는데 나의 가슴이 향한 길은 하늘의 문을 향한 한동대였다. 형으로부터 소개받은 갈대상자 책을 읽으면서 한동대가 품은 비전과 꿈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고 ‘세상을 바꾸자’라는 슬로건에 도전받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 한동대에 입학하여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며 기도했다. 그러나 나는 성적이라는 현실 앞에서 타협하며 하나님께 ‘하나님, 한동대에 입학하지 못하더라고 하나님께서 더 좋은 길로 인도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처음에 나는 하나님께서 더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것이라 믿는 후자의 기도가 더 옳은 기도라고 생각했었지만, 나의 상황때문에 하나님을 제한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드리는 후자의 기도는 믿음 없는 기도라고 깨닫게 되었다. 내가 진리라고 믿는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는 능치 못하실 일이 없다’라고 쓰여 있고 그렇게 믿는다고는 했지만 입술로만 거짓되게 고백했던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니 하나님 앞에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꿈을 주신이도 주님이시니 이루실 이도 주님이실꺼야.’라고 생각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준비했다. 그리고 나는 12월 9일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한동대학교 학생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한동대학교 입학은 나에게 있어서 대학입시의 결과이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항상 최선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확신하게 된 계기였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지 못했지만 내가 호흡할 수 있는 그 순간부터 역사하셨던 하나님의 사랑을 돌이켜 볼 때 하나님을 향한 나의 고백은 ‘하나님은 살아계신다’ 라는 것이다.

 

부족하고 실력 없는 내가 꿈꿔왔던 한동대학교를 입학시키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를 세상에서 성공시키실 하나님을 기대해서 하나님께서 살아계신다고 하는 것 또한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임하도록 나를 동역자로 부르셨다는 사실에 대한 감동과, 어제와 동일하게 내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순간자체가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나타내는 것을 나는 안다. 앞으로 한동대학교를 졸업하여 예수님의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외치는 나의 모습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그에 따라 감수해야할 고통과 세상의 유혹들이 솔직히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정치, 사회, 외교와 같은 이슈를 취재하기 위해 밤낮을 투자해 땀 흘려 일하는 나의 모습과 본업을 잊지 않은 채 내 삶의 꿈인 사람 살리는 인생을 살고자 파견된 국가에서 시간과 물질을 투자해 사랑을 전하는 나의 모습, 또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옳지 못한 것에 대해 저항할 줄 알고 옳은 것에 대해 당당히 외칠 줄 아는 나의 모습이 세상이 주는 두려움과 유혹을 이기리라 확신한다. 하나님께서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기특하게 여겨서 선물하신 한동대학교에서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로 바르게 배우고 체득하여 하나님의 가능성이 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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