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은 인턴십으로, 5개월 동안은 단기 컨설턴트로 OECD에서 근무한 한동대 양성암 학생)
취업을 위해 많은 대학생들이 고민하고 있는 인턴십. 하지만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서 색다르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국제기구 인턴 프로그램이 많이 존재한다.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2008년 OECD와 인턴 파견 협약을 체결한 한동대(총장, 김영길)는 2009년 1명, 2010년 2명, 2011년 1명, 2012년 2명, 올해에는 5명을 파견 했다.
2012년 8월부터 2013년 7월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에서 6개월의 인턴십과 5개월의 단기 컨설턴트로 일한 한동대 양성암(전산전자공학부, 4학년, 29세) 씨가 들려주는 경험담을 통해 인턴십의 모습을 들여다 보았다.
- 인턴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2011년 4월 학교 홈페이지에 프랑스 파리 OECD 본부 정보통신부서(ITN, Information Technology and Network Services) 인턴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국제기구에서 세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고 또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어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 전형 및 준비과정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인턴 전형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디자인, 총 두 개가 존재했고,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 모집공고를 봤을 때 저에겐 영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능력과 전문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다음 해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1년 동안 부족한 부분들을 보충했습니다.
먼저 전문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OECD가 요구하는 기술적, 지식적 역량을 준비하기 위해 학기 중 새벽까지 공부하고, 방학 중에는 관련 강의들을 찾아 참석했으며, 아울러 전공 수업을 선택할 때에는 관련된 수업 위주로 선택을 했습니다. 특별히 제가 다니는 한동대학교는 영어로 진행하는 전공수업이 많은데 이러한 교육과정 덕분에 대부분의 전공수업을 영어로 들을 수 있었으며 이 분야에 쓰이는 전문용어에 대한 지식과 영어 실력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좀 더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교육 프로그램인 영어토론학회에도 참가 하였고, 외국인 학생들과 생활하는 기숙사인 국제관에 입주하여 수업 이외의 시간에도 영어를 접할 수 있었으며, 국제협력실 근로학생으로 일하면서 외국인과 교류하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었습니다. 즉, 저 스스로가 영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뛰어들었고 부족한 부분들을 잘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 인턴 생활에 대해 들려주세요?
기본적으로 9시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지만 사람에 따라 자유롭게 정하는 편입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8시간 정도 일을 하는데 업무시간을 채우는 것보다 본인의 일을 제 시간에 마치는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제가 속한 팀의 경우 매일 아침 9시 40분에 Daily Stand-Up이라는 아침회의를 가졌는데,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일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팀원들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10시 정도부터 본인이 매니저와 협의하여 결정한 계획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게 됩니다.
- 업무 외의 시간이나 생활은 어떤가요?
일이 끝나고 여유가 되면 시가지 여행이나 주말에는 교외에 까지 관광도 할 수 있어서 그런 점도 참 매력이 있었습니다. 타지 생활에 대한 걱정이 앞서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미리 기초적인 불어를 배우고 갔었고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상냥하고 친절해서 생활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파리가 워낙 풍부한 문화와 역사 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이기도 해서 생활 자체가 참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프랑스 음식이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 인턴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한국 OECD 대표부에서 주최하는 개천절 기념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었습니다. 당시 강당에서 허경욱 대사가 연설을 할 때, 뒤쪽에서 듣던 제 앞에 어떤 키 큰 노신사가 서 있었는데, 그가 몸을 좌우로 계속 흔들어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연설이 끝난 후 보니 OECD사무총장인 앙헬 구리아(Angel Gurría) 씨여서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이었으면 가장 앞자리에 앉거나 따로 귀빈 자리를 마련했을 텐데, 조용히 참석했다가 돌아가는 모습과 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 인턴 생활이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인턴을 준비하는 과정보다는 면접을 보고 1개월 정도 기다렸던 시간이 참 힘들었습니다. 결과 발표가 한 2주 정도 늦게 났었는데, 1년을 마음에 품고 간직했던 일이 잘 안되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다른 준비하던 일들이 잘 안 됐던 상황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반면, 처음 한 달은 적응기간이라 업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기는 했습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을 파악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고, 맡은 업무가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라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개발을 해야 했기에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응되고 나서는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 인턴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은?
먼저 국제적인 역량을 함양할 수 있었고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파리에서 생활하며 만난 인연들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OECD에서의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없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그곳에서 배웠던 경험들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내가 미쳐 몰랐던 나의 부족한 모습들을 개선함으로써,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국제기구 인턴을 준비하거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에 따라서는 별 준비 없이도 지원을 하고 합격이 될 수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더욱 열심히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 노력한 것 때문인지 합격을 해서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일은 도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에 ‘내가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겁먹지 말고 먼저 열심히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찾아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니 혼자 답답해 하지 말고 미리 경험한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들을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