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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시는 하니님, 놀라우신 하나님
작성자: 박한결   |   작성일: 2018.03.09   |   조회: 280

좀처럼 기세를 꺾지 않았던 한동 언덕의 칼바람도 이젠 옷을 여름으로 바꿔 입는 것을 느낍니다. 며칠 전, 고향 집 인근 아동센터에서 여름방학 동안 활동할 봉사 장학생 신청을 해놓고서 취한 듯 황홀하게 달려온 캠퍼스 첫 학기가 벌써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실감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이맘때를 떠올렸습니다.

“6월 모의고사 점수가 수능 점수라는 것 잊지 마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나 주변 어른들의 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온 저도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특히 수리영역 점수는 62점으로 왜 그렇게 변화가 없는 것인지 실망감이 컸습니다. 수리영역에 집중하느라고 소홀했던 사탐과목들은 당연한 듯 점수가 뚝 떨어져 있었고, 자신했던 언어영역마저 59점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내내 쉼 없이 걸어왔던 시험 인생의 역사가 이런 식으로 결론 나는가 싶어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 뒤로 며칠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그때까지의 결과를 모아서 마지막으로 편성한 심화반 명단을 발표했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제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도 되는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을 접고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 했지만, 수능까지 버틸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적은 믿음이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대로 고3 생활을 꾸려오려고 노력했던 마음에도 상당한 실망감이 일어났습니다.

저희 가족은 모두 4명으로 부모님과 저, 그리고 저보다 한 살 어린 여동생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작은 개척교회를 시무하고 계십니다. 교인수가 얼마 되지 않아 모두가 한 가족처럼 늘 웃음꽃을 피우는 교회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늘 사랑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도 언제나 사랑으로 모두를 대하셨고, 오직 주님만을 바라시며 저에게도 그분의 길을 따를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어머니는 집안일을 하시면서 제게 많은 사랑을 주신 분이십니다. 본인은 못 입고 못 먹어도 자식에게만큼은 잘 해주시려고 하는 따스한 분이시지요. 또한 제가 혼란스러워할 때마다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꽉 붙들어 주는 분이십니다.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시면서도 때로는 엄격하게 주님을 따르는 길로 이끌어주신 부모님 덕분에 제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이제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의 생활은 주로 아버지께서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에 의존했는데, 교회 규모가 작기 때문에 형편이 넉넉지 못했습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는 특히 어려움이 컸습니다. 교회 예산에 교육비를 따로 책정할 수가 없어서 고등학교 납부금과 여러 경비들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졸업 전에 당장 고등학교 입학금과 첫 납부금을 내는 데서부터 어려움을 만난 것입니다. 마침 힘겹게 돈을 마련해서 임대보증금을 올려준 상황인데, 곧바로 입금해야 하는 입학금이 짐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힘든 마음에 아버지께도 짜증을 내고, 하나님께도 불평을 했답니다. ‘하나님, 한결이를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사용하실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하십니까?’

그런데, 잠시 뒤에 제 중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졸업식장에서 장학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광산구 장학회에서 구내 각 학교에 한 명씩 주는 것인데, 제가 수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금액은 정확히 입학금과 첫 납부금을 낼 금액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각 학교 1등에게 주는 것을, 6등인 제가 받는다는 것입니다. 광산구에 사는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라 광산구에서 최소 2년을 산 학생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북구 관내에 있던 저희 학교는 광산구에 건물을 새로 지어 이사를 왔는데, 놀랍게도 제 앞의 전교 1~5등은 모두 북구에 살았던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하나님의 섭리에 놀라시고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다시는 불평을 하지 않으시고, 아무리 어려워도 하나님의 손길만을 바라본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하나님의 놀라운 도우심은 계속되었습니다. 입학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인데, 갑자기 교실 스피커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교무실로 달려간 제게 또다시 주어진 것은 바로 장학금이었습니다. 국어과목을 가르치시던 한 선생님께서 정기적으로 내시는 장학금인데, 제가 받게 된 것입니다. 교회 장로님이신 그분은 교내에서 신앙 있는 모범 학생 한명을 선정해서 장학금을 주시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저를 추천하셨고 제가 선발되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매 학기 다른 학생을 선정해서 주던 것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 저에게 장학금을 주셨습니다. 참 놀라운 하나님의 공급하심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듯 여러모로 하나님의 은혜로 채우심을 받으면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지만, 고등학교 학업은 중학교 때와 사뭇 달랐습니다. 특별하게 과외를 한다거나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생활에 충실하게 중학교 공부를 해왔던 제게 고등학교 과정은 많이 힘이 들었습니다. 특히 수학이나 영어는 과외나 학원에서 이미 배웠을 것으로 전제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1학년 때는 이를 악물고 열심히 따라가려고 애를 썼고, 모르는 것은 적극적으로 질문하면서 공부해서 처음 시작할 때 보다는 많이 나아져 갔습니다. 그런데, 2학년이 되고 문, 이과가 나뉘어 본격적인 입시경쟁 속에 발을 들여 놓게 되면서 제 성적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고2가 끝나갈 무렵, 그 해 수능이 끝나고 교내 기숙사생을 추가 모집한다는 공지가 발표되었습니다. 학년이 바뀌면서 이제 3학년이 되는 학생들을 추가 모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적이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 심화반에 속해있었던 제게도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얻을 이점이 많았습니다. 등하교 시간과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시간들을 정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위권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 이 기회가 주어진 것에 저는 매우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기숙사 비용이 부담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비용은 걱정 말고 필요하면 들어가라고 하셨지만, 저뿐만 아니라 고2가 되는 동생의 납부금과 도서구입비, 보충수업, 심화수업비를 감당하느라 애쓰시는 부모님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사교육과 선수학습으로 이미 앞서 있는 학생들을 따라잡으려면 기숙사뿐이라는 생각과, 3학년 한 해 동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삼성 고른 기회 장학재단’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학교 홈페이지를 보다가 알게 되셨는데, 우수하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매월 20만원씩 1년간 장학금을 지원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신청자를 받고 그 규모도 큰 만큼 경쟁자가 매우 많고, 훨씬 어려운 상황의 사람도 많을 것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매일 기도로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셨고요. 그리고 한 달 뒤에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같은 학교에서 저보다 상위권인 친구도 신청했었으나 높은 경쟁률로 인해 떨어졌다는데, 저는 선발 된 것입니다.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저는 훨씬 홀가분한 마음으로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도와주시는데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생각하면서 올 한해는 정말 열심히 공부에만 집중하여 좋은 입시결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고3때 못한 것들은 대학에 가서 충분히 누리자고 스스로를 달래며 오로지 공부 하나만을 붙잡고 살아갔지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겨울방학 때는 최대 약점이었던 수학을 정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친구들처럼 학원이나 유명 강사들의 비싼 인터넷 강의를 통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없었던 저는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지요. 그렇게 겨울방학을 보내고 시작한 고3생활은 고1,2 때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선생님들이 주시는 엄청난 양의 과제들도 그렇고, 그저 매 순간 공부하는 삶을 살아야만 했지요. 하지만 이미 공부에만 몰입하기로 한 저는 굳은 의지로 따라 갔습니다.

3월 모의고사는 무난하게 치른 것 같았는데, 4월 모의고사는 제게 쓰라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전에 받아 본적이 없는 최악의 점수를 받은 것입니다. 그렇게 집중해서 공부했던 수학이 60점이었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말할 것도 없었지요. 심지어 아무리 낮아도 80점 밑으로는 떨어져 본 적 없는, 전략과목처럼 여기던 언어영역마저 67점이었습니다.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그저 열심히,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공부만 했었는데, 이런 점수를 받는다는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던 제게 주님은 한 가지 위로를 주셨습니다. 학교에서 3명을 선발하는 ‘네이트 러닝메이트’에 제가 선발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 강의 여덟 세트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제 힘든 마음을 아시고 격려의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실망감을 이기고 더욱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인터넷 강의로 부족한 수학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언어영역에도 시간을 투자하였지요.

매일 큐티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더욱 주님을 의지하며 고3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매일 매일을 살아갔지요. 다른 친구들은 주일에도 아침부터 학교에서 공부하며 입시준비에 열을 올렸지만, 저는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교회에 있으면서 예배드리고, 꾸준히 드럼으로 오후찬양예배까지 섬겼습니다. 그리고 학교로 달려가 공부에 집중하였지요. 학생부장 선생님께서는 아침에 기숙사를 나갔다가 오후 3시에 들어오는 저를 보고 매번 고3이 어떻게 그렇게 교회에 오래있다 올 수 있느냐고 꾸짖듯 한 마디씩 던지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꾸준히 주님께 제 시간을 드렸고 주님의 지혜를 구하며 공부에 집중하였지요.

그런데, 6월 모의고사에서 그런 실망스런 결과를 얻고, 심화반에서마저 탈락하고 만 것입니다. 다음에는 조금 나아질까 기대했지만, 7월, 8월 모의고사에서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학생부장 선생님께서는 저를 따로 불러내셔서 9월 모의고사는 수능 전에 있는 정말 큰 시험이니 교회 나가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만 집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몹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이 문제를 말씀드렸지요. 아버지도 모든 상황을 알고 기도해 오시던 중이라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한결아, 지금 보이는 결과로 평가하지 말자. 하나님이 충분히 기적을 만드실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어. 쫓기지 말고 네 리듬을 이어가야 한다. 끝까지 하나님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거야. 예배하고, 날마다 큐티하고,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거야!’ 아버지의 말씀에 저는 힘을 얻었고, 믿음의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9월 모의고사에서도 언어영역만 조금 올랐을 뿐 나머지 영역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제자리였습니다. 심지어 수학점수는 더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학생부장 선생님께서 주일에 기숙사를 빠져나가는 저를 보고 언성을 높이셨습니다. 수능이 다가오니 두 달만 참으라고, 수능 끝나면 얼마든지 다닐 수 있지 않느냐고 나무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함없이 주일 오전, 오후예배에 참석하면서, 매일 아침 큐티로 믿음의 리듬을 유지하면서 남은 시간을 최대한 지혜롭게 활용하려고 애썼습니다. 교회가고 큐티하고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잠시도 책상에서 떨어지지 않았지요. 아버지께서도 밤마다 기숙사에 찾아오셔서 용기를 북돋아주시고 기도해주셨습니다.

수시 1차를 준비하면서 목표를 한동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읽은 갈대상자 이야기를 통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직 하나님의 도를 따라 세상을 바꿀 인재를 양성하려는 한동대가 제게 그 어떤 대학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동대에 대해 이것저것 살피는 중에 정말 타 대학과는 차별화된 하나님의 대학으로서의 모습에 감동을 느꼈고, 다른 대학들은 더 이상 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네가 가야할 대학은 바로 이 곳’ 이라고 주님께서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수시 1차에 오직 한 곳 한동대에만 원서를 냈고, 1단계에 합격하여 면접을 보러갔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한 명 한 명 대기실을 나가고 제 차례가 다가올수록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지요. 마침내 제 차례가 되어 잔득 긴장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바로 수시도우미 형, 누나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저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면접실 앞에서 제 손을 꼭 붙잡고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셨습니다. 얼마나 감동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 기도를 받으면서 더욱 더 이 학교에 꼭 오리라고 다짐했습니다.

다시 학교에 돌아온 저는 잠시도 쉬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 한동대 최종발표는 수능 1주일 전이었는데, 어떤 결과를 받을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수시2차 또는 정시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한동대를 가야만 한다는 생각에 쉬는 시간도 없이 공부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이제까지의 제 노력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몸무게도 기숙사에 들어오기 전에 비해 10kg이나 늘어있었지요. 그래도 성적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습니다. 성실하게 공부는 했지만, 수치상으로 진보가 나타나지 않으니 내심 불안감이 커져갔습니다. ‘주님께서 한동대 수시에 합격시키려고 이러시나?’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종합격자명단에 들지 못했습니다. 예비 30번, 불합격이나 마찬가지였지요. ‘주님께서는 대체 내게 왜 이러실까’ 원망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나오는 성적은 저조하니 수능점수는 안 봐도 뻔한데, 한동대 수시에서 떨어뜨리시면 난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하는 생각뿐이었지요.

>아버지께서는 상심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면서, ‘주님을 끝까지 믿고 따르며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주님께서 최선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혹시 입시결과가 기대한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결국엔 복된 길로 인도하실 주님이시니,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하셨지요.

그리고, 1주일 후에 마침내 수능을 보게 되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서 이제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하고 시험에 임했지요. 집중해서 모든 시험을 다 마치고 묘한 기분으로 시험장을 나오니 날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졌습니다. 과연 나는 어떤 점수를 받게 될까? 내가 한동대에 갈 수 있을까? 온갖 생각들이 제 머리를 스쳤습니다. 써가지고 나온 답지를 가족들에게 맡기고, 저는 모든 것을 잊고 친구들을 만나서 놀다가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놀라운 결과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채점 결과, 상상 밖의 점수들이 나온 것입니다. 회복이 잘 안 되던 언어영역도 96점으로 올라왔고, 사탐 과목도 마치 한동대를 겨냥한 것처럼 특정 두 과목의 점수가 탁월했습니다. 외국어영역도 무난했고, 무엇보다 그토록 힘겹게 싸웠던 수학에서 92점을 얻었습니다. 3학년 때 본 모의고사 중에서 한 번도 70점을 못 넘었던 수학에서 92점으로 1등급을 받은 것입니다.

주님은 정말 놀라우신 분입니다. 사람들의 판단, 사람들의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일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주님은 우선 눈앞에 나타난 결과만 보고서 실망하고 결론 내리기 쉬운 상황에서도 오직 하나님의 방법으로 순종하며 믿음의 길을 걷기 원하는 분이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나아갔던 것처럼 말입니다. 점수만으로는 더욱 뛰어난 결과를 얻은 이들에 비할 수야 없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저는 너무 귀한 믿음의 증거를 얻었습니다. 주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의 길을 걷기 원하시고, 반드시 도우신다는 것, 불가능하게 보이는 상황에서도 기가 막히게 일하신다는 확증을 얻은 것입니다.

결국 저는 경쟁이 치열했던 정시 수리 ‘나’형으로 한동대에 들어올 수 있었고, 지금 10학번 새내기로 한동에서 제 비전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저를 한동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주셨기에 저는 정시모집에서 지원한 가나다군 세 곳 모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 두 곳을 두고 적지 않은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한 곳은 물론 한동대였고 다른 한 곳은 교대였습니다. 교대 발표가 훨씬 먼저 있었고, 한동대는 나중에 확정이 되었기 때문에 교대를 먼저 등록해 놓고 갈등을 한 것입니다. 마음은 한동대가 확실한 데 주변 사람들의 권유는 대부분 교대를 선택하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두세 배 차이 나는 등록금도 그렇고, 집 가까운 곳에서 다니며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는 교대가 훨씬 낫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동대에 다니면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더욱 거듭나고 싶었고 무엇보다 주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동대로 결정했고, 부모님께서도 적극 찬성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등록금도 채워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교대에 입학 포기각서를 내고 한동대에 등록을 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제게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고3때 1년간 장학금을 준 삼성 고른 기회 장학재단이었습니다. 대학희망 장학생 후보자로 선정되었으니 면접을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한스트에 참여하고 마지막 날에 서울에 올라가 면접을 했는데, 한 달 정도 후에 선정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4년 내내 학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큰 선물로 저의 한동대 입학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저의 삶을 이렇게 놀랍게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께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람의 짧은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어도, 그분을 바라며 믿음의 길을 걷는 자에게 놀라운 믿음의 결과를 주시는 주님, 그분은 정말 살아계시고 언제나 역사하시는 정말 선하신 하나님이심을 제 짧은 인생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한동대 안에서 주님의 영광을 위해 바쳐질만한 그릇으로 더욱 온전하게 빚어지며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매일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기쁨의 삶을 살아가게 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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